해보자고, 몸 사랑. 뜨겁지 않은 연애였다. 애정 없이 가끔 정적인 관계만 가지던 그였고. “열 번만 더 하고 헤어져.” “...네?” “우리가 몸도 마음도 사랑하지 않았다며. 나는 좀 억울하거든.” 그랬던 태하가, 자신을 삼킬 듯한 눈빛으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해 왔다. “…….” “해보자고, 몸 사랑. 물론 내 방식으로.” 낯선 기대와 호기심으로 지현의 가슴이 뛰었다. 그는 이 열 번을 언제부터 생각해 왔을까. 그리고 그 열 번 안에 그의 어떤 욕구가 담겨 있을까. 이별의 앞에서야 이 연애가, 조금 더 뜨거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