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만난 여자가 있어.” 8년 사귄 애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너보다 부자고.” “…….” “우리 헤어지자.” 그리고 한 달 후, 내게 어마어마한 유산이 상속되었다. *** “귀족으로서의 품위, 지키자고요, 우리.” 그렇게 말한 뒤에 리그레트는 깜빡했다는 듯 피식 웃었다. “하긴 임자 있는 남자와 외도한 처지에 그게 가능하겠냐만…….” “말조심해요, 레이디 리그레트.” “어떤 말을 조심해야 하는지.” 리그레트가 이해 가지 않는다는 듯 살짝 눈살을 구기며 물었다. “알려주실래요? 전 잘 모르겠어서.” “그런 상스러운 단어 쓰지 말라고요.” “……이봐요, 레이디 브리지트. 모르겠어요? 본인이 이제까지 한 행동이 그런 ‘상스러운’일인데.” “이 이상 말한다면 고소하겠어요!”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 훼손, 이런 걸로요?” 리그레트가 참지 못하고 낮게 웃었다. “해 봐요, 그럼. 나도 간통죄로 고소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