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도서에는 제3자에 의한 성적 학대, 강압적인 성관계, 자살에 대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상하실 때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집안에 의해 정략결혼을 한 경현서(공)와 한어진(수). 두 사람은 쇼윈도 부부로 3년을 살았다. 어느 날 어진의 히트에 의해 맺어진 육체적인 관계에 현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집착하게 되고, 말과 행동으로 어진을 상처 입히며 저열한 욕망을 발산한다. 그리고 그것이 어진의 죽음을 재촉하는 방아쇠가 되었다. 어진이 죽은 후에도 풀리지 않는 각인을 가진 채, 노년까지 살았던 현서는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하고, 다시 눈을 뜬 후 어째선지 그와 처음 만난 시기의 주마등을 마주하게 된다. 어진을 다시 만난 반가움보다 먼저 드는 의구심. 어쩌면 다시 살아난 것일까. 기억이 아니라 온전히 행동할 수 있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은 현서는 이번에는 어진을 제 곁에 묶어 두기로 작정한다. 그러나 파면 팔수록 어진을 둘러싼 것들이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되고 결국 그는 어진을 지키기로 마음먹게 되는데…. “내가 불쌍해요?” “네.” 현서는 빠르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뒤로 물린 어진의 뒤통수에 손바닥을 감아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불쌍해요. 안타깝고, 속상해. 그리고 미안해요. 조금 더 빨리 눈치 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