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더 바랄게 없다고 생각했다. 차고 넘쳐 부족함 없는 삶에 간절함이 생길 것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치우 씨 같은 타입은 어렵습니다.” 한정을 만나기 전까지는. 복도에 커피를 쏟아도, 오해를 하고 실수를 해도 그러려니. 마음대로 약속을 잡거나 불쑥 찾아가도 얼굴 한 번 붉히지 않는 남자가 계속 신경 쓰인다. “제가 게이라 궁금하시군요.” “게이라 궁금하면 안 되나요?” 아무래도,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슬그머니 발을 빼는 이 남자를……. “좋아하면 궁금한 거 당연하잖아.” 좋아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