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섯 번을 죽었다. 탑에 유폐된 왕자님을 구하기 위해. “난 네 이름도 몰라. 행여 안다 해도… 그것이 네가 날 탑에서 꺼내겠다고 찢겨나갈 이유가 되진 않잖아.” 여섯 번 죽은 끝에, 탑 안의 그에게 닿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나 자신의 목숨까지 살리진 못했다. “납득할 수 없어. 어째서……?” 그는 나를 안고 멍하니 되뇄다. 왕가의 마력 보급통 이하 취급, 그의 단조로운 인생을 처음으로 떨리게 만든 폭풍이겠지. 다시 올게요. 다음 기회엔 무엇도 잃지 않은 채 당신을 꼭 구해낼게요. 일곱 번째 죽음은 그의 품속에서였다. 나는 죽어서, 몇 개월 전의 학교로 다시 돌아왔다. ‘널 따라왔어.’ 그리고 환하게 웃는, 홀로 탑을 뚫고 나온 왕자님을 만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