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고 시설 신세를 지게 된 다은에게 내밀어진 따뜻한 손. 그녀의 가족이 되어 주고 허한 마음을 채워 준 후견인. 다은은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제정신 박힌 애면 후견인한테 그따위 저급한 마음 안 품겠지.” 마음을 고백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느 날. 그녀의 인생을 나락으로 끌고 갈 남자, 손이현이 나타난다. 처음부터 경계의 눈빛을 보내던 이현은 후견인을 향한 다은의 마음을 눈치채고 그녀를 압박해 오기 시작하는데……. “네가 시키는 거 뭐든 다 할게. 그러니까, 아저씨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말아 줘.” 그때, 손이현에게 그 말을 해선 안 됐다. 그가 무슨 미친 짓을 하건, 막지 않을 걸 그랬다. “아무 말도, 하지 말아 달라.” “너만 입 다물면 되는 일이잖아.” “맨입으로?” 몹시도 단정한 음성으로 질 나쁜 문장을 뱉었다. “나한테, 뭘 원해.” 겁을 집어먹은 그녀에게 돌아온 건 미친 새끼다운 답이었다. “너 한번 빨아 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