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음이 좋아요, 구음이 좋아요?” “?” 흐물흐물 녹아내리던 전근우는, 갑작스러운 그의 물음에 팔꿈치로 상체를 지탱한 채 고개를 들어 보였다. 크게 뜨인 전근우의 눈을 바라보며, 온태겸이 다시 한번 물었다. “혀랑 손 중에 뭐가 더 좋냐고요.” 이윽고 전근우의 얼굴이 그 이상 붉어지지 못할 만치 새빨갛게 익었다. 그러나 온태겸은 딱히 짓궂음이나 악의 따위를 품고 질문한 게 아닌 듯, 그저 그의 대답을 기다리며 전근우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을 뿐이었다. 전근우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며 개미만 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든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