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대표 펜싱 선수였던 내가, 직접 쓴 소설의 엑스트라 황비에 빙의됐다. 그런데 이 여자, 병약해도 너무 병약하다! 체력이 그야말로 바닥이다. 게다가 내 의지와 관계없이 황제에게 목걸이를 던져 버렸다. 그렇게 빙의되자마자 모독죄로 죽는 건가? 싶었는데……. “그대는 매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군. 어째서일까. 그게 나의 흥미를 이끌어 내.” 외모면 외모, 권력이면 권력. 거기에 황제라는 타이틀까지. 사기캐 남주가 내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밤하늘처럼 어두운 머리칼, 신이 빚은 듯 아름다운 얼굴. 선명하게 타오르는 녹색 눈동자는 분명 여주가 아니라 나를 향해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혼란스러운데, 여주도 악녀도 본래 설정과는 다른 행동을 일삼는다. 심지어는 창조한 적 없는 존재까지 나타나 손길을 뻗쳐 오는데……. “네 정체를 아는 사람이 나뿐이라고 생각해?” 과연 그녀는 소설 속 세상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최후의 칼끝이 향하는 곳은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