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봉꾼으로 소문이 자자한 대연국의 이황자 연제원은 어느 날 황후의 명을 받아 원치 않는 정략결혼을 해야 할 상황에 빠진다. 허나 그 결혼은 제국의 실권을 자신과 어린 아들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황후의 계략이었고, 그 사실을 미리 간파한 연제원은 한 발 앞질러 가서 혼례 일행을 습격한다. 그러나 야밤에 습격한 혼례 일행에서 목도하게 된 신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다. 놀랍게도 변방인 기문의 현령 곽진기의 독녀라고만 들었던 새신부가 예쁘장한 사내아이였던 것이다. 관노의 몸이 된 지 십 년이 된 개똥이는 어미를 온전히 장사지내기 위해 황자와 대신 성혼을 치러주면 어미를 장사지낼 돈을 주겠다는 곽이화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생전 처음 입어보는 답답한 여인네의 성혼 의상을 입고 머나먼 황궁까지 혼례 길에 오르게 된 개똥이. 하지만 황궁에 도달하기 며칠 전, 그만 산적의 습격을 받고 만다. 밖에서 느껴진 서늘한 기운에 천막을 걷고 나온 개똥이는 자신의 일행을 해치우고 있는 산적 떼를 보고 넋이 빠져 주저앉고, 그런 개똥이를 본 산적 떼의 두목은 웃으며 눈을 감고 있으라 명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많던 일행은 사라지고, 겨우 목숨을 부지한 네 명의 가마꾼과 유모와 함께 힘겹게 황궁에 도착해 얼렁뚱땅 혼례를 치르게 된 개똥이는 첫날밤을 맞이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