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 밧줄로 만든 올가미 안으로 얼굴을 넣으니 밧줄이 목을 꽉 죄어 왔다. ‘…이 얼굴 때문에 황제의 눈에 들었어. 이런 얼굴이 아니었다면 황제의 비도 되지 않았을 텐데. 이 얼굴이 저주스러워. 하느님. 다시 태어난다면 평범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 “으으…. 안 돼!” 에밀리는 벌떡 일어나 제 손을 보았고 허름해 낡아 빠진 옷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손으로 가녀린 목을 쓰다듬었다. “…내가 살아 있나? 목에 밧줄 자국은?” 부모님과 같이 살 때의 그 허물어져 가는 오두막 안에 있는 낡은 방이었다. 에밀리는 자기 방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물건을 찾아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17살 생일 선물로 부모님께 받은 벽 거울이었다. 에밀리는 후다닥 거울 앞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눈으로 거울을 볼 수밖에 없었다. “이럴 수가!” 모르는 여자가 거울 앞에 서 있었다. 키는 작고, 숱이 없는 데다 삐죽삐죽 뻗친 검은 머리. 각진 얼굴형에 작은 눈. 피부는 거무튀튀하고 주근깨와 점이 많은 여자였다. 작은 눈에 보랏빛이 도는, 어딘지 아픈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 “…이 여자는 누구지?” 이 방은 내 방이 맞는데. 대체 거울에 비친 여자는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