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뒤흔든 첫사랑이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렸다. 절망에 빠져 그녀를 애타게 찾아 헤맨 지 5년. 준우는 놀랍도록 첫사랑과 닮은 여자, 김지원과 맞닥뜨린다. 그러나 지원은 자꾸만 제 정체를 숨기려 들고, 또다시 준우를 기만하고 달아나려고 하는데……. “김지원 씨. 순진한 척 그만하고 전처럼 하지 그래?” “뭐?” “사랑하는 것처럼, 영원할 것처럼 웃으면서 사람 유혹해서 가지고 노는 거. 넌 그걸 제일 잘하잖아?” 날 쓰레기처럼 버린 네가 죽어 나자빠졌으면 좋겠어. 그 슬퍼 보이는 눈이 정말이지 못 봐줄 만큼 가증스러워. 고통스럽다는 듯 떨리는 네 입술이 미워 죽겠어. “너는 이제 죽어도 도망 못 가. 내 옆에서 말라 죽어. 꼭두각시처럼 평생 내 옆에서 숨겨진 여자로 살아.” 각인을 새기듯 내려가는 입술이 불에 타는 듯 뜨거웠다. 하얀 살결 위에 꽃이 피듯 흔적이 남았다. 이 여자 하나 때문에 준우의 모든 것이 뒤틀려 버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두 번 다시 놓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