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페르몬 신호를 주고받는 알파와의 연애는 이제 밍숭맹숭해! 가슴 간지러운 감정을 표현하려고 몇 날을 고민하고, 손아귀에 땀을 그러쥐고, 용기를 내야 하는 베타들의 연애가 사랑스러워! 그런데 나를 웃겼다가, 울렸다가, 때로는 밤잠 설치도록 설레게 하는 베타가 하필이면 성질 더러운 지옥의 사수라니...?! 이 알파보다 매력적인, 우성 오메가의 페로몬은 씨알도 안 먹히는 남자가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을까요? * "선배님도 저 혼낼 때마다 기분 안 좋으시죠." 페로몬 제어가 안 됐다. 만일 이 자리에 알파가 있었더라면 하민이 누군가를 유혹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원진이 베타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아쉽다고 생각해야 할지 확신이 안 섰다. 확실한 건 하민은 자신의 페로몬에 반응 없이 서 있는 원진의 속을 뒤집어 놓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는 것이다. "너 같은 애한테 싫은 소리 해 놓고 기분 째질 인간이 어딨겠어." "저 같은 애가 어떤 앤데요?" ‘너 같은 애’라는 소리를 듣게 될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의젓하게 행동할 걸 그랬다. 만나자마자 뺨에 입술부터 비빈 게 실수였다. “너?” 하지만 원진에게는 제멋대로, 충동적으로, 느껴지는 대로 행동하고 싶었다. 원진의 속을 새까맣게 애를 태워 놓고는 혼미해서 눈앞이 아찔해지도록 귀여워해 주고 싶었다. "예쁜 애."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하게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