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다 더 잘생겨지고 차가워진 영화배우 크리스. 본명 윤창문은 10년 전 고등학교 교정에서 자신을 매몰차게 거절했던 여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침 피자 배달을 온 사랑은 밀가루 묻은 빨간 티셔츠 차림으로 멍하니 그를 마주 보았다.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한참 서서 삐딱하게 그녀를 보던 창문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피자였구나. 너 보고 싶을 때마다 피자 시키면 되는 건가.” 그의 입가에 한 번 더 비웃음이 떠오른 순간, 사랑은 몸을 돌려 전속력으로 달려 나갔다. 10년 전 교정에서 프로포즈를 거절했던 그 날 일을 후회하며, 남몰래 그리워했던 그를 만나고 나서 임사랑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