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이랑 자고 싶어서요.” 난생처음, 처음 본 남자에게 해 본 도발. 소설 속 베드 신을 쓰기 위해 직접 경험해 보고자 한 도발이었다. 그리고 그런 지서에게 날아온 건 호텔 카드 키, 선택은 그녀의 몫이었고, 결정은 이미 나 있었다. “그냥 갈 줄 알았는데.” “약속은 지켜요.” 간단한 통성명 후 지서는 그 남자, 류진의 품에서 달아오르고 걷잡을 수 없는 분위기에서 이대로 첫 경험을 치르게 될 줄 알았는데, 갑작스럽게 류진이 하루 뒤에 제대로 다시 하자는 생뚱맞은 제안을 해 온다. “기회를 주려고.” “어떤 기회요.” “내게서 도망칠 수 있는 기회.” “…….” “난 한번 물면 놓지 않거든.” “…….” “마음에 드는 게 생기면 어떻게든 미친 듯이 가져야 직성이 풀리거든.” “그런데 그 대상이 네가 될 것 같아서.” “…….” “오늘 하루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야.” “…….” “그 하루가 네 인생을 바꿔 놓을 수도 있어. 어쩌면 내 인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