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밤을 보내고 멀쩡히 걸어나간 여자가 눈앞에 나타난 순간, 에스테반 카티오는 결심했다. 이 여자를 어떻게든 갖기로. “크리스티나 라오넬 대령, 사령부의 전략부관 자리를 맡아 주면 좋겠군.” “제가 원하는 조건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일단 한번 보시죠.” 그의 제안을 예상했다는 듯 그녀가 계약서를 내밀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주 2회. 이게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맞나?” “파트너로서의 밤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맞습니다.” 당황한 적이 없다는 듯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온 에스테반은 한쪽 입꼬리만 올린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티오 저택으로 들어오지.” 뜻밖에 동거. 공과 사를 모두 함께하게 된 사령관과 전략부관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힘껏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