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거 지쳤어. 이제 내 맘대로 할 거야.” 십년지기의 단단한 품에 안겼던 그날 밤, 우리는 절교했다. 이후 그는 고삐 풀린 망아지, 아니 강아지였다. * “나 도저히 안 되겠어.” 재훈은 울상이 된 서주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우리, 이제 이틀에 한 번만 해.” 그러고 보니 최근 서주를 제때 재운 적이 없었다. 티브이를 보고 있는 서주의 뒤통수를 보면 그대로 뒤에서 안고 싶고 씻고 나온 서주를 보면 그대로 침대에 눕혀 박고 싶었다. 배려가 부족했다는 죄책감에, 재훈은 나름 반성하는 어투로 말했다. “이제 초저녁에만 할게. 밤에는 조용히 잠만 잘게.” 그래. 이 정도면 많이 수용한 거였다. “그럼 당장 해야겠다. 지금, 초저녁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