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결혼의 종지부를 찍던 날, 술기운 탓일까? 민재와 윤지는 갈증 난 것처럼 서로에게 끌렸다. 그들은 처음으로 하룻밤을 함께 보냈다. 얘기치 못했던 사고라고 그들은 생각했다.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가시가 목에, 아니 가슴에 박혀 있었다. 완벽하게 끝나야 할 그들의 관계가 꼬여버렸다. 결혼기간 중 그들이 함께 한 것은 고작 3개월 정도. 펜트하우스는 신혼집이 아니라 쉐어하우스였다. 도무지 빼낼 수도, 삼켜지지도 않는 이 가시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민재는 윤지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했다. “천윤지, 우리 계약하자. 연애 계약.” 뜬금없이 나타나서 황당한 소리를 하는 민재를 무시해도 모자랄 판인데 왜 가슴이 콩닥거리지? 오래전, 동해안의 은포항. 해국이 무리 지어 핀 언덕에서 열다섯 살의 윤지는 동갑내기 민재를 처음 만났다. 그리고 서로의 필요성에 의한 계약 결혼과 이혼을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왜? 상처가 흉터로 남아 있는 여자와 사랑 따윈 믿지 않던 남자. 이들은 과연 진정한 사랑을 찾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