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저나, 윤재민은 언제 오는거야.’ 점심시간에 맞춰 오겠다던 제 남자 친구는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감감 무소식이었다. 전화를 걸기 위해 휴대폰을 잡아 드는데, 때마침 녀석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 하, 하아… 자기야! 하, 하아… 크, 큰일 났어! 믿기 힘들겠지만, 너무 놀라지 말고 들어 봐. 그, 있지…! 아무래도… 좀, 좀비가 나타난 것 같아! 횡설수설하는 그의 말을 장난으로 치부하며 전화를 끊자, 수십 통의 재난 문자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지이이잉, 지이이잉! [<행정안전부> 현재 신종 바이러스 ‘헥토르사린’의….] [<한국도로공사> 모든 대중교통 운행 중지. 도로가 막혀 있는 관계로 차량 이동 불가….] [<질병관리청> 가벼운 감염 시 고열 증상과 구토를 동반한….] ‘뭐야. 장난이, 아니었다고?’ 서둘러 밖을 내다보자,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빠르게 상황 파악을 마친 유라의 눈에 생존을 향한 결연한 의지가 들어찼다. 손수 요리를 해 주겠다며, 장을 보러 나갔다가 마트 안에 갇혀 버린 비운의 초식 동물 같은 내 남자, 윤쨈. 너, 거기서 가만히 딱 기다려! 지금, 이 누나가 데리러 간다! 《자고 일어났더니 좀비 아포칼립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