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쪽 마음에 듭니다.” 이 남자, 서무열은 처음부터 불도저 같았다. 그녀가 그가 속한 결혼 정보업체에 가입할 엄두도 못 낼 처지라는 것도, 그저 맞선 자리에 나오지 못한 회원을 대신한 아르바이트에 불과하다는 것도 모르면서, 서무열은 재경을 보자마자 적극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어쨌든 와인 다 마셨으니 우리 사귀는 겁니다.” 그래서 재경은 처음으로 용기를 쥐어 짜낸다. “우리 키스할래요?” 한 번쯤은 이런 남자와 일탈해 보고 싶어 손을 내민 재경이었으나 이내 불도저 같은 무열의 주도하에 일탈의 방향이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못 믿겠는데요. 무열 씨, 주위에 예쁘다고 말할 정도의 여자가 없었던 건가요?” “아니. 많았어. 아주 많았어.” “그런데 왜 나한테만 예쁘다고 하는 거예요?” “예쁘다고 해서 내가 그 여자에게 예쁘다고 말할 필요는 없잖아.” “그건 그렇죠. 그럼 나한테는 왜 그런 거예요?” “말했잖아. 반했다고.” “…….” “난 내 여자 될 사람에게만 그렇게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