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하고 싶어서 더는 못 참겠다고.” “이 호텔 어때.” “?!” “첫날밤 보내기에 어떠냐고.” 첫날밤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어떻게 되더라. 그러니까 결혼을 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밤, 뭐 그런…. “저 정도 침대면 충분할 것 같은데.” 갑자기 열기가 확 오르면서 얼굴이 홧홧거렸다. 열을 분산시키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였다. “마음에 드는 눈치네.” 하필 시선이 침대로 향하고 말았다. 방금 그가 충분할 것 같다고 말한 그 침대. “그럼 씻고 와.” *** 4년 전, 희주는 우혁이 내민 ‘이혼 보장 혼인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아무튼, 진짜 그쪽이랑 계약하면 결혼해도 같이 살지도 않고 그냥 지금처럼 학교 다니고 아이도 안 낳고 4년 뒤에 쫑 나는 거 맞죠?” 그렇게 4년이 흐른 뒤. “저는 도장까지 다 찍었으니까 나머지 작성하시면 돼요.” 이제 서명만 하면 끝이었다. “서명은 안 하셨는데요?” “그냥은 억울해서 안 되겠어서.” 하지만 4년간의 독수공방의 노력이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지는 건 너무 가혹했다. 대학 졸업 파티에서 다른 남자들과? 부비고? 술 마시고? 논 것에 대해 책임을 묻겠단다. 합리적인 금액으로 계산해서 말이다. “100억.” “네? 제가 그런 돈이 어디 있어요?” “그럼 이혼 못 하겠네.” “헐….” 하… 대체 어디서부터 되돌려야 하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