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서. 20년 넘게 알고 지낸 그저 편한 동생일 뿐이었다. 예상치 못한 그 밤이 있기 전까지는. 아찔한 그 밤의 기억이 그를 남자로 만들었다. <발췌글> 허공에서 그의 번들거리는 검은 눈과 마주쳤다. 웃고 있는 입과는 달리 뜨겁고도 강렬한 눈빛. 욕망으로 점철된 그 눈빛에 채린의 의지는 점점 약해졌다. 그 순간 그가 입을 열었다. “멈출까?” 귓가에 속삭이는 새된 그의 목소리. 묻고 있는 말과 다르게, 느릿하게 가슴을 움켜잡았다 놓는 그의 손짓에 채린의 호흡은 빨라졌다. “……멈추지 마.” 멈추면 죽을 거 같아. 분명 이 순간을 후회할 거라는 걸 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본능에 맡기고 싶었다. 민서은 작가 단편소설 '이웃집' 시리즈 1 『이웃집 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