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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곳에서 하루아침에 바닥까지 떨어지게 된 여자, 한서경. 강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그녀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피아노도 더는 손댈 수 없는 불가능한 영역이 돼 버렸다. 이대로 졸부 집안에 팔리듯 시집을 가느냐, 그녀를 향한 음욕으로 뒤덮인 스승과 캐나다로 떠나느냐. 어느 쪽도 반갑지 않은 갈림길에 선 서경의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그다음은 내려올 일밖에 없어.” “그러니까 높이 보지 말고, 멀리 보시라고.” “인생 지루할 만큼 기니까.” 의미 없이 다정했다가 한순간에 싸늘해지곤 하는 남자, 권시현. 그는 차갑고 무심하고, 그녀를 시종일관 귀찮다는 듯 보았지만, 서경의 세계에서는 유일한 어른이었다. “좋아해요, 선생님.”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저는, 선생님만 있으면 돼요.” 그리고 서경을 구해 줄 유일한 동아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