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식 당일 나타나지 않은 예비 신랑과 오랜 기다림 끝에 철저하게 버림받은 예비 신부. “대체 왜…… 내게 그런 짓을 한 거죠?” “설마 석혜준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진 않을 테지?” 최소한의 변명과 사과라도 듣고 싶어 재혁을 찾아간 지아. 하지만 그는 제 사촌 동생의 복수를 위해 그동안 거짓으로 사랑하는 척했던 거라며 싸늘한 모습만 보이고. “위자료 줄 테니 두 번 다시 내 눈앞에 얼쩡거리지 마.” 지아는 어느새 눈덩이처럼 불어난 오해를 풀지 않은 채 그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데. “계속 이러고 싶었어. 내 자제심도 이제 한계야.” “잠깐만…….” 얼음장 같았던 재혁이 다시 그녀 눈앞에 나타났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부드러운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