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겠나?” “단장님이야말로 후회하지 마십시오.” 최초의 SS급 각성자, 크리스타 팔마릴. 어떤 고문에도 죽지 않는 괴물 같은 치유력을 가진 학살자. 그녀는 끝내 성검에 의해 목이 잘려 죽었다. 아니, 죽었어야 했다. 마침내 온전한 죽음을 얻었다 생각했을 때 크리스타는 5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와 있었다. ‘다시 또 그 끔찍한 고통을 겪고 말겠지. 폭주해서 사람을 죽이고, 괴물이 되어서…….’ 폭주가 시작되기 전에 완벽한 죽음을 맞는 것. 그것이 진실로 크리스타가 원하는 것이었다. “단장님. 오늘 밤에 시간 있으십니까?” 크리스타는 그녀를 벨 수 있는 유일한 성검을 얻기 위해 검의 주인인 가이드, 라그나 아르고노드에게 접근하고. 그와 하룻밤을 보낸 뒤 검을 훔쳐 죽음을 맞이하려는 순간. 뒤따라온 라그나에게 저지당하고 마는데……. “그렇게 별로였나? 나랑 하고 나서 바로 죽고 싶어질 정도로?” “……네?” “도대체 왜? 젠장, 내가 살다 살다 이런 여자는 처음 보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