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선량한 시민으로 살아온 나, 어쩌다 보니 로판 소설 속 조연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것도 여주인공에게 홀딱 빠져 온갖 악행을 자행하다 죽는 악역 서브남의 부인으로! 남편이 좋아하는 여주인공을 괴롭히며 맘고생만 죽도록 하다가, 그가 죽을 때 함께 순장당하는 데드플래그 확실한 조연. ‘다시 얻은 인생 2막, 너무 소중하다.’ 그런 개죽음은 피하고 싶어서 일단 이혼부터 하려는데, “이혼은 안 돼.” “…뭐 이 새-” 끼…. 아니지. “네?” “안 된다고, 이혼.” 싸늘하게 일갈한 그가 우아하게 와인 잔을 집어 들었다. “꿈도 꾸지 마.” “…….” “안 돼.” 아니, 이 남자 왜 이래? 그럼 나한테 당신이 혼자 짝사랑하며 삽질하는 꼬라지를 보고 있으라는 거야? 그러다 같이 죽고? “언제든 원할 때 말하라고 하셨잖아요?” “지금은 아니야.” 뭐라는 거야, 내가 지금이라는데. “나처럼 잘생기고 능력 좋은 남편은 흔하지 않아.” 얼씨구? 이젠 자기 어필까지? “괜찮아요. 결혼은 지긋지- 아니, 남자 안 만날 거라서요.” 그러니까 이혼해 줘요! 이혼!! 《완벽한 이혼 설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