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건설가(家)에 대대로 내려오는 저주. ‘너희 집안 대대로 자손 하나는 귀신이 보일 거다.’ 그 저주를 받은 여덟 살의 주오는 어른들의 감시와 강압 아래 집 안에 갇혀 외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속인과 함께 온 작은 아이. 주오에게는 그 아이가 첫 친구이자 첫사랑이었다. “오목이!” “성은 모르니까 나랑 똑같이 나오목? 어때?” “너는 오목이야. 봐 봐. 이 새랑 똑같이 생겼잖아.” 아이에게 애칭도 지어 주고, 자신이 아끼던 로봇도 건네주었지만 작고 예쁜 아이는 유달리 말이 없었고,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14년 후, 다시 만난 그 아이. “재밌네.” 비식거리는 말소리에 바라본 사람은 주오의 기억 속 아이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몰랐나 봐? 역시나 온실 속에서 귀하게 자라신 도련님이신가.” 주오는 태열을 통해 자신이 겪었던 의식에 대해 알게 되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태열은 그런 주오를 이용하게 되지만, 기막히고 어이없는 사건들 속에서 점차 주오에게 말려들게 되는데……. 14년 전에 시작된 두 사람의 만남보다 더 오래전부터 이어진 두 집안의 비밀. 진실의 끝에 다가간 그들은 무슨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