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도 눈물도 없는 마피아 두목에게 갓난애일 때 입양되어서 자란 로즈는 자신의 친부모가 자기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조직에서 탈출하려고 한다. 로즈는 나폴리를 벗어날 계획을 세운다. 그녀를 돕겠다 나선 이는 그녀가 오랫동안 증오해 왔던 형제이자, 어느 날 갑자기 자상한 오라버니에서 사람 죽이는 살인 기계로 변해 버린 데페로이다. 로즈는 마지못해 그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그들을 쫓는 마피아 조직원들과 영국 왕실의 퀸즈가드 대원들은 시시각각 거리를 좁혀 그들을 위협해 온다. *** “만약에.” 로즈가 입술을 뗐다. “내가 도망치겠다고 하면 날 집에 데려다줄 수 있어?” “그래.” 데페로가 답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결연한 어조였다. “왜?” 로즈는 놀란 표정으로 ‘어떻게?’라는 질문 대신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나를 도와서 네가 좋을 게 뭐가 있기에?” 눈물을 흘려 충혈된 헤이즐럿 눈동자가 데페로에게 고정되었다. 그는 그녀를 보고 있지 않았다. 해가 저무는 핑크빛 수평선을 응시하며 데페로가 나직이 약속했다. “나중에. 나중에 다 말해 줄게.” 그때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네게 모든 걸 말하리라. 그는 생각했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건 바로, 너를 집으로 데려다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