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피폐물 소설 속에서 태어났다. 하필이면 ‘미치광이 대공’이라 불리는 남주의 부인이자, 여주의 손에 죽는 엑스트라로! 그러나 정작 만나게 된 어린 시절의 남주가 생각보다 멀쩡하다……? 아니, 오히려 볼품없는 게 불쌍하기까지 한데? “오늘 너랑 나랑 결혼한 건 알아?” “으, 응.” “결혼이 뭔지는 알아?” “으응. 좋은 오, 옷 입는 거.” 그녀는 그 순간 깨달았다. 이 모자란 애를 안 미치게 잘 키우면 되는 거 아냐? 그렇게 생존을 위해 온갖 고생을 하며 열심히 남주를 키우지만 문제는 지나치게 잘 키운 나머지, 남주는 그녀와 헤어질 생각조차 없다는 것! 결국 원작이 시작될 날이 점점 더 가까워지자 그녀는 가짜 연인과의 야반도주를 결심하는데……. “날 살린 것도, 키운 것도 너야. 리리. 책임져야지.” 대체 여주는 어디에다 두고 나를 쫓아오는 거지……? 분명 잘 키웠다고 생각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