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선배님이 처음이었어요.” 풋내기처럼 볼을 붉히는 한서우의 멱살을 틀어잡고 말하고 싶었다. 씨발, 나도 뒤는 처음이었어! 받아 주지 않을 마음은 단호하게 끊어 내는 게 맞다. 그렇게 좋아하는 티는 다 내며 졸졸 따라다니는 서우를 꿋꿋이 밀어내던 한민은 어느 날 그와 한 침대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하룻밤 실수라 여기고 다시금 선을 그으려 했으나 그날 이후 한민은 제 아래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다시 서우를 찾아간 한민은 섹스 파트너 제안을 하고, 그의 예상과 달리 서우는 이를 거절한다. “난 너랑 섹스가 하고 싶은 거지, 연애를 하고 싶은 게 아니야.” “꼭 연애가 아니어도 돼요. 그냥 제 마음을 알아만 주신다면 그걸로도 충분해요.” 섹파는 싫다 하고, 연애는 내가 싫고, 그렇다고 완전히 쌩까고 지내긴 아쉽다. 그래서 허울 좋은 관계를 만들어 붙이고 질릴 때까지 먹다 버리려 했다. 하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처음부터 끊어 냈어야 했는데. 자꾸 눈에 밟히고 생각나기 전에. 이젠 도대체 한서우와 무얼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