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트라우마를 상영해 드립니다! 끔찍했던 트라우마를 되새기며 보잘것없는 삶의 미미한 희망이라도 찾아보세요!” 전직 국어 교사인 태규와 연예부 기자로 일했던 정은, 배달 라이더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성호, 휴학 후 자취방에 틀어박혀 음식만 탐닉하는 미래.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는 네 사람은 구석진 골목의 ‘안전가옥(安全家屋) 시네마’에서 조우하게 된다. 전성기를 진작에 떠나 보낸 듯 낡고 예스러운 외관에 ‘안전가옥’이라는 이름까지. 전혀 눈길을 끄는 구석이 없지만, 홀린 듯이 이곳을 찾은 네 사람. 이들은 경쾌한 안내 음성을 따라 트라우마 특별관에서 관람을 시작하는데…… 잊고 지냈던, 잊었다고 생각했던 각자의 트라우마가 스크린 위로 상영되기 시작한다. 생생하게 투사된 트라우마를 마주한 네 사람은 무너지고, 절규하며, 저항하면서 되려 생(生)의 감각을 되찾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