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지는 초대 황제 때 최초로 시작되어……(중략)……멸망할 것입니다.] 이상하다. 금수저 엑스트라 귀족 영애로 환생한 줄 알았는데 행운의 편지가 도착했다. 릴리아는 당연히 철저하게 무시했지만 그러자마자 제국에서는 멸망의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지진에 휘말린 어린 남매를 구해 냈는데... “내가 방금 구한 애가 악역이라고?” * * * “부부는 자기 전에 뽀뽀하는 거랬어!” "로, 로렐, 이건 놀이잖아. 그리고 뽀, 뽀뽀하면 결혼해야 해!" 뽀뽀랑 결혼이랑 무슨 상관이람. 별 생각 없이 젖살도 빠지지 않은 뺨에 쪽, 뽀뽀했다. "…릴리아, 이제 우리 결혼해?" “아니! 겨우 그런 거 가지고 결혼 하는 거 아냐. 자고로 결혼이라는 건 말이야….” “나, 날 갖고 놀았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그를 달래려 ‘혼인 서약서’라는 종이 위에 대충 서명했다. 어설픈 결혼 약속은 아이든의 메마른 마음속에 깊이 자리했다. 릴리아가 반쯤 잊어버렸을 때에도. “이제 결혼하자, 릴리아.” 그리고 승리의 깃발을 휘날리며 수도로 되돌아온 아이든이 다시금 이 이야기를 꺼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