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26세에 시작한 재벌남 장재윤과 그 남자와 사랑에 빠진 20세의 서희윤. 갈 길은 멀고 험하지만 두 사람은 사랑 말고는 하지 않는다. 백 번의 사랑이 깨지면 백한 번의 사랑을 하고 천 번이 깨지면 천 한 번 사랑을 하는. 지고지순하고 달달하고 코믹한 이들의 사랑은 비록 클리셰 투성이라지만 사랑 그 자체가 클리셰가 아니던가. “나랑 한 번만 같이 자자 오빠” 수안은 실오라기도 걸치지 않은 채 욕실 앞에 서 있었다. 재윤은 그녀의 몸에 시트를 걸쳐주고 속삭였다. “미안하다. 내 여자한테 상처주기 싫어. 내가 다른 여자랑 자는 거 싫어해.” “들키지 마.” “안 들켜. 내가 안 해.” 하늘이 무너져도 자기 여자만을 사랑하는 까칠한 지고지순남과 그 하늘이 천만번 무너져도 자기 남자만을 사랑하는 지고지순녀의 사랑. 장재윤과 서희윤, 윤동주와 민수안. 네 남녀의 엉킨 실타래가 풀려가는 과정에서 김민우 작가만의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