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과 하룻밤을 보내고 도망치듯 그의 침실을 나온 서하, “아까 그 눈빛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던데. 나랑 하룻밤 자자고.” 내 눈빛이 그랬어? “그런 게 아니면 아무 남자에게나 색기 흘리면서 쳐다보는 게 취미인 건가?” “그런 거 아니에요.” “나랑 하룻밤 보내고 싶은 거 아냐? 눈빛으로는 그렇게 말하고서 이제 와서 발뺌하는 거야?” 사실, 아까 도현을 볼 때 하룻밤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 자신을 속이지 말고.” 서하는 입술을 깨물었다. 주먹을 꼭 말아 쥐고서 말했다. “도현 씨랑…… 한번 자보고 싶어요.” 결국, 그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하필이면 도현이 그녀의 직장 상사로 들어오게 되고……, “처음 보는 남자랑 하룻밤 보내고 아침에 함께 눈을 뜨는 거, 당연히 어색하잖아요.” “아침에 같이 눈뜨는 건 어색하고 하룻밤을 보낸 건 어색하지 않은 모양이지?” 뭐라고 대답해 줘야 좋을지 서하는 알 수 없었다. 어서 이 자리를 뜨고 싶었다. 하지만 그 전에 확실하게 해 둘 것이 있었다. “그때 있었던 일 없었던 걸로 하죠.” 도현이 싸늘한 시선으로 그녀의 눈을 마주했다. “그냥 하룻밤 엔조이로 끝내겠다?” “네.” “그럼 성도현을 하룻밤 엔조이 상대로 생각한 건가?” “네.” “그날 만족하지 못했나? 내 그게 그렇게 작은 크기는 아닌데.”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그들의 관계는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