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가 남긴 상처 그날 오후, 인연은 시작되었다 “커피 다 마시고 일어나.” 그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는데, 헬멧에 눌린 머리가 우스꽝스럽게 보이지 않을까 신경 쓰지도 말고 남자의 이름이 뭘까 궁금해하지도 말고 얼른 일어났어야 했는데……. 어릴 적의 상처로 사랑이 두려운 남자, 태신묵 “그렇게 겁먹지 마. 난 너하고 연애할 생각 없어. 심심할 때 같이 밥 먹을 친구가 필요하면 전화해. 나도 아주 가끔은 심심하니까.” 세상에 혼자 남겨진 여자, 연분홍 “눈물방울보다 웃음소리가 더 오래 남을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신묵과 함께일 때마다 소중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분홍은 그를 볼 때마다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 예전의 기억을 다 잊고 강하게 살고 싶다. 그가 의도한 것도 자신의 잘못도 아니지만 나쁜 인연의 이 남자를 피하고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