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인생에서 허우적거리던,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여자애. “아저씨 따라서 서울 가자, 순아.” 겁 없는 순이는, 청린 그룹이라는 동아줄을 잡고 높이높이 올라가기로 했다. 정체불명의 집안 주치의 하나만 빼면, 새로운 삶은 완벽해 보였다.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누구보다 화려하고. 가장 사랑받는. 뭐 하나 부족한 거 없이 완벽한 아가씨. 그런 욕심을 예쁜 사탕 껍질 안에 꽉 채워 놓았다. 그러나 구멍 뚫린 마음속 항아리는 채워도 채워도 부족하기만 하고…. 스무 살의 어느 겨울날. 어두운 사내의 눈동자 속에서, 결핍으로 가득한 아가씨는 맛있는 사냥감으로 보이기 시작하는데…. 썩은 줄은 놓고 내가 있는 곳으로 뛰어내려, 순아. 나한테는 그런 게 사랑이야. 남자는 깊게 여자의 안을 파고들었다. 조금의 빈틈도 없이, 마침내 순이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