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골목 출신의 소년은 황제의 총애를 받는 제국군이 되어 돌아왔다. 모든 영애들이 탐을 내는 사내. 데인의 행보는 충격적이었다. 얼굴에 화상을 입은 자작가의 골칫덩이, 리브에게 청혼한 것이다. “당신은 뭐 하나 부족함 없는 결혼 생활을 하게 될 겁니다.” “내게 모든 것을 주고 나면 당신에겐 뭐가 남나요? 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제겐 당신이 있지 않습니까.” 데인의 다정함은 얼음처럼 얼어 버린 리브의 가슴을 녹이기 충분했다 그렇게 그들은 행복한 부부가 될 것만 같았다. 결혼식 날, 사랑을 속삭였던 리브가 반란군들과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 “순해 빠진 귀족 여식이라고 생각했는데 반란군일 줄이야. 나도 처음엔 놀랐어.” 냉혈한 목소리에도 리브의 심장은 뜨겁게 뛰었다. 데인의 손이 리브의 턱을 붙잡고 들어 올렸다. “언제부터였어?” 리브는 그와 눈을 마주치지도, 대답하지도 않았다. 그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리브의 입술을 쓸었다. “……그래, 어차피 전부 죽여 버릴 건데 무슨 소용이야.” 부드러운 손길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잔인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