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조감독 유경에게 입봉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제작사 대표가 추리 소설 「피어싱」의 판권을 따 오면 입봉시켜 주겠다고 한 것. 그런데 베일에 싸인 작가는 유경과 같은 고향인 것도 모자라, 이웃사촌! “어머, 안녕? 이게 얼마 만이야. 엄청 오래간만이다.” “오래간만이라고?” “미, 미안! 오래간만은 아니구나. 우리 어제, 아니 그저께도, 그끄저께도? 암튼 오며 가며 봤었지. 하하하.” 목적을 숨긴 채 녀석에게 접근한 유경. 하지만 녀석의 까칠함에 결국, 비장의 무기를 꺼내는데……. “너 자꾸 이렇게 삐딱하게 나오면, 은설이 만나는 거 안 도와준다?” “누난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야.” 참자. 참아야 한다. 어떻게든 이 녀석과 친해져서 판권을 손에 넣어야만 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잘생긴 거 좋아해?” “누구? 은설이? 걔 완전 좋아하지.” “누나는?” “나도 완전 좋아하지. 히히.” 내 친구를 좋아한다던 녀석의 시선이 내게 향해 있는 것 같은 느낌은 착각일까? “저기 있잖아, 니가 오늘 고백한다던 사람이 혹시…….” 솔직함이 무기인 엉뚱 발랄 연상녀와 후진 따위 없는 직진 연하남. 연상연하 커플의 유쾌한 영화 제작기! and 달콤한 첫사랑 완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