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대 남자 배우중에 미남이 씨가 말랐다더니 김영한이 그 명맥을 간신히 살려놨다고 어떤 네티즌이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김영한과 결혼해 그의 유일한 오점이 되고 싶다는 농담이 요즘 유행이라던가. 대학 때는 더 했다. “언니. 이번에 들어온 1학년 보셨어요?” “왜.” “완전 잘생긴 애 있어요. 아이돌 같애요. 아니다 배우 같애. 장난 아냐.” 언뜻 봐도 눈에 띄는 얼굴이 하나 있었다. “오. 잘생겼네.” “그죠그죠. 이번에 지원해서 들어왔다는데 너무 귀여워.” “어 그래 잘해봐라.” “뭐야 언니 성의없어.” “나 피곤해. 지금 1학년이 잘생겼든 빛나게 생겼든 눈에 안 들어온다.” 그렇게 그냥 아는 선후배로 끝난 줄 알았던 사이였는데. 6년 만에 기자와 배우로 만난 자리에서 재회한 영한은, 지예를 보자마자 반갑게 웃었다. “뭐야? 둘이 아는 사이야?” 당황한 지예를 툭툭 치며 미영이 물었다. 대답은 영한이 대신 했다. “알다마다요.” “뭐야? 지예 씨 아까는 김영한 씨 모른다며.” “누나가 그랬어요?” 웃던 눈이 설핏 일그러졌다. 지예가 황급히 답했다. “아니, 너무 오래전 일이고, 김영한 씨가 저 기억 못 할 줄 알고.” “와. 제가요.” 전문가의 솜씨로 다듬어졌을 게 뻔한 섬세하고도 짙은 눈썹이 찡그려졌다. “제가 지예 누나 얼마나 좋아했는데요. 서운해라.” 낮고 단단한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