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소속 2년 차 공무원인 이다영. 공무원 시험만 합격하면 꽃길이 보장될 줄 알았건만, 연이어 밀어닥친 불행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힘든 건, 그녀를 시시때때로 괴롭히는 악질 상사의 갑질. 일 떠넘기는 거야 그렇다 치겠는데, 귀에 대고 죽으라는 폭언만큼은 견딜 수가 없다. 어느 밤. 음주 후 자살 충동에 시달리던 그녀는 인터넷 검색 중 ‘죽여드립니다. 30분 만에 천국으로.’라는 짧고 강렬한 광고문구를 보고 전화를 걸게 된다. 1시간 뒤. 다영의 집으로 찾아온 남자 천장호. 위압적인 인상의 남자를 보고 다영은 진짜 킬러라고 믿는데. “손님. 어떻게 죽여드릴까요?” 이제 죽고 싶은 마음마저 말살해버리는 죽음의(?) 마사지가 시작된다. *** 얼굴이 드러난 남자는 미남이었다. 지난 몇 년간, 오다가다 본 남자 중에 이만큼 잘생긴 남자는 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킬러를 보고 가슴을 두근거리다니. 미쳤나 보다. “천장호입니다. 반가워요.” “예? 이, 이다영입니다.” 엉겁결에 자기 이름을 말하면서 다영은 의아한 기분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보통 킬러가 자기 이름을 말해주나? 그리고 반갑다니? 죽이러 온 사람한테 반갑다고 말해도 되나? 그러나 사람도 사람 나름인지라 킬러도 킬러 나름일 거라고, 저 편한 대로 생각했다. 어차피 곧 죽일 텐데 이름을 말해주면 어쩔 것이며, 반갑다고 할 수도 있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