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내용은 픽션이며 실제 종교적 사실과는 무관합니다. “유아야……. 너 뭘, 했다고?” “들은 그대로야……. 도하야 나 임신했어.” 권도하가 언제부터 십자가를 몸에 지니고 다녔더라……. 어릴 때는 그 모습이 왜 그렇게 심술이 났는지 저 빌어먹을 십자가를 뜯어 버리고 싶었던 적도 여럿이었다. 지금 권도하는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결혼도 하지 않은 소꿉친구가 대뜸 임신했다며 찾아온 꼴이라니. “도하야……. 나는 이 아이…… 지울 거야. 나 자신이 없어.” “유아야, 제발…….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내가 너를 위해 기도할게.” 아버지의 폭력에서 유일하게 그녀를 숨 쉬게 하던 사람. 그러나 애석하게도 소꿉친구 권도하는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신부(神父)가 되겠다며 자꾸만 저의 곁을 떠나려고 하는 권도하를 붙잡기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로지 기도뿐이었다. “신이시여……. 제게서 권도하를 앗아 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