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해. 정말 안 서더라니까?” 철제 스프링이 삐걱거릴 정도로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육감적인 몸매의 룸메이트. 작정하면 어느 사내든 다 후릴 수 있다던 비비안은, 오늘 처음으로 실패를 맛본 참이었다. 순해 빠진 호구 도련님을 함락하지 못한 굴욕. 이것이 그녀가 오밤중에 열을 내며 흥분한 원인이었다. “불능 맞네. 고자네, 고자.” 라일라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파들거리는 비비안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 매력에 넘어가지 않는 놈이 비정상이라고 열심히 달래 주며. * * * “흐읏, 간지러워.” 라일라는 손가락 끝으로 얇은 천 위를 가볍게 문질렀다. 아래에서 위로, 천천히, 감질나게. 그러자 도련님의 두 뺨이 단박에 복숭아처럼 발그레해지기 시작했다. “어디가 간지러운데요?” “아래가. 네가 지금 만지고 있는 그곳.” “명칭을 똑바로 말씀해 주셔야 알죠.” “나, 나는 말 못 해.” 수치심으로 일그러진 곱상한 얼굴. 목 끝까지 빨개진 도련님은 도리질 치는 와중에도 착실히 아래를 손바닥에 비볐다. 참으로 요망한 몸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