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오면 당신을 내 아래에 놓고 짓이겨 버릴 거야. 그러니 마음 단단히 먹고 기다려.” 성난 얼굴과 목소리로 경고하며 떠났던 그가 돌아왔다. 떠날 적에는 아직 솜털이 남아 있는 소년 같은 모습이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의 그는 모든 것을 압도할 듯 강해 보였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싸늘한 분위기와 비정함이 묻어나는 눈빛은, 수연으로서는 감내하기 두려울 정도였다. ‘미친 인간…!’ 그리고 그건 그녀가 과거에 지은 죄에서 기인한 기분임에 틀림없었다. “이수연 씨를 인사이동 시킬까 합니다.” “어디로…?” “내 비서실로요.” 수연을 바라보는 재혁의 눈이 가늘게 빛났다. 10년 전과는 달리 크게 드러나지 않는 그의 분노. 그렇기에 한층 더 위험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수연의 가슴이 아릿하게 조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