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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삶에서 목숨을 끊은 후, 황주국에서 눈을 뜬 재영. 그가 불멸하는 생을 얻은 그 날, 황주국에 봉황의 현신이 강림했다는 신탁이 내려오며 현신을 찾기 위해 황실이 움직인다. ‘하늘에서 내려온 자 하늘로 돌아갈지니. 멈춰 버린 생의 답은 지지 않는 태양이 뜨는 곳에 있을 것입니다.’ 그 사실을 모른 채 불멸을 끝내는 방법을 찾아 헤매던 재영은 정체 모를 점술가의 말에 이끌리듯 황궁 도화원의 생도로 들어가게 되는데……. *** “영아.” 그는 전처럼 너무도 다정했고, 이제는 더없이 잔인했다. “네가 있을 곳은 이제 여기뿐이어야 해.” 바닥에 떨어진 재영의 시선 귀퉁이로 그가 뽑아낸 단도가 보였다. 황제의 손 위에서 날 선 칼끝을 타고 검붉은 핏방울이 떨어졌다. 황제가 낮게 속삭였다. “오직 나만 바라보도록 네 세상에 나만 남겨 둘 것이다.” 저를 눈에 담지 않으려 하는 모습에 황제가 고갤 틀어쥐었다. 마침내 마주하고 일렁이는 두 눈을 들여다보던 황제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맞췄다. 입술에 짭짜름한 눈물이 묻어났다. 이윽고 황제의 가슴팍을 물들이던 피가 서서히 멎어 들었다. 그의 입맞춤을 받으며 재영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두 번은 없어.” 제 발로 들어선 나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