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내의 정이 필요합니다.” 30여 년의 전쟁이 끝나고 크시안스 왕국은 제국 앞에 무릎 꿇었다. 왕국의 공주이지만 어머니가 제국인이라는 이유로 탐욕스러운 남자들로부터 평생 자신을 지켜야 했던 라일라. 그런 그녀가 전쟁의 종지부를 찍은 적장, 카일의 밤 시중을 들게 되는데. “중간에 멈춰 달라고 해도 소용없을 거야, 그대.” 왕국의 여자는 소모품에 지나지 않으므로, 모국으로부터 버려지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었다. “얼마든지요.” 운명을 바꾸기 위해 스스로 걸어 들어간 자리. 왕국을 벗어나기 위해, 라일라는 그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