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 줘요.” 로즈는 침대에 요염하게 누웠다. 작정하고 그를 유혹할 속셈이었다. 소설 속 우둔한 막내 황녀로 빙의한 그녀는 3년 뒤면 자신의 최애캐 아르센에게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맙소사! 곧 죽을 몸이잖아. 그것도 내 최애캐한테!’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남자를 제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하께서는 말씀을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오해합니다.” “오해 아닌데.” 밤바다를 닮은 검은 눈동자가 혼란스럽게 흔들렸다. “아르센이 생각하는 그 뜻 맞아요.” 이내 그녀는 두 팔을 벌려 안아 달라는 자세까지 취해 보였다. 그런데 이 남자, 철벽도 보통 철벽이 아니다. “황녀 전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그냥 나간다고? 아니 진짜 이대로 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