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한 번쯤 자고 싶은 만인의 걸레, 강한을은 개강 총회에 참석했다가 술김에 원 나잇을 하게 된다. 훌륭한 몸매, 쾌감을 고조시키는 신음, 사람 미치게 만드는 단 향까지. 술에 취해 무뎌진 감각을 끌어 올릴 만큼 만족스러운 밤을 보냈으나. ‘……누구랑?’ 한을은 상대를 기억하지 못한다. 정확히는 상대의 얼굴만.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찾아다니는 와중에 낯선 여자가 눈에 밟힌다. “……백일홍. 쟤다.” 한을은 99.9% 확신했다. “너지?” 찾은 보람도 없게 일홍은 극렬히 거부하지만, 인생의 맛을 본 한을은 집요하게 매달렸다. “섹스 싫냐? 섹스 싫냐고. 중간고사도 끝났고. 못 할 이유는 없잖아.” “그럼 섹스만 해요.” 한을은 일홍의 대답을 비웃었다. 그저 하룻밤이면 될 줄 알았으니까. 하지만 몸을 파고든 순간, 한을은 알 수 있었다. 오늘 하루로는 못 끝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