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이 세로로 길게 찢어진 동공을 하고 소년을 향해 히죽 웃었다. 공기 중에 퍼진 이종 녀석의 향기로운 피 냄새가 자극제가 되었는지 근처에 있던 다른 뱀파이어들의 송곳니가 뾰족해지며 동공이 세로로 길게 확장되었다. 다들 이 녀석의 목에서 흘러내리는 핏줄기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하… 피 냄새 한번 죽이네.’ 동공이 세로로 변하는 건 뱀파이어가 극도로 성적 흥분을 느꼈을 경우뿐이었다. 아마 지금 자신의 눈동자도 저들과 같이 변했을 것이 분명해 리셀이 피식 웃었다. 코끝에 스치는 녀석의 체향이 달았다. 당장 이 여린 몸을 강제로 열어젖히고 자신의 것을 밀어 넣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 리셀이 저도 모르게 입술을 핥았다. 자제력 높은 최상위 뱀파이어를 이런 기분이 들게 할 정도라니…. 녀석은 확실히 보통 이종들과는 결이 달랐다. 리셀은 소년의 턱을 강하게 틀어잡아 쥐고는 녀석과 눈을 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