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하고 거칠 것 없는, 때론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남자, 정일 산업의 실질적 후계자, 신우혁. 사랑이란 감정 따윈 더 이상 믿지 않는 그의 눈에 흥미로운 여자가 들어왔다. 사랑이 아니라 생각했다. 그저 싫증이 늦게 나는 여자를 만난 것뿐이라 여겼다. 그런데 왜…… 가슴은 이렇게 쓰라린 걸까. 미칠 것 같은 걸까. 다정한 남자, 착한 남자 코스프레를 한 대가인 걸까. “영인아, 나, 너무 믿지 마.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아버지에 대한 상처와 증오심으로 남자를 믿지 못하는 여자, 조영인. 운명처럼 한 남자를 만났다. 그가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고 있던 방어막을 뚫고 들어왔다. 지루하고 평범하던 일상이 눈부시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마치 가슴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환한 불이 켜진 것처럼. “이젠 어쩔 수 없어요. 당신이 어떤 사람이라도 상관없어요.” 그가 어떤 사람이든, 설사 그의 마음이 호기심이든 욕망이든, 이젠 멈출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