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원은 박도경의 비서였다. 동시에 그의 계모가 의도적으로 붙인 염탐꾼이었다. 언젠가 장남을 무너뜨려 회사를 가지려는 여자의 탐욕 때문에. 하지만 강지원은 이 사실을 잊지 못하면서도 제 상사에게 부적절한 마음을 품었다. “이걸 썼을 강지원 씨의 표정이 궁금했습니다. 내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가 해서.” “저는 진심으로 상무님이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계모의 염탐꾼임을 모르지 않는 상사가 절 신뢰하지 못하고 밀어내도 꿋꿋이 버티며 견뎠다. 어릴 적부터 늘 눈에 밟혔던 박도경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 “난 결혼할 사람을 만나러 나왔지, 비서를 만나러 온 게 아닙니다.” “상무님께서 원하시는 걸 가질 때까지 저를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박도경 앞에선 언제나 계모의 사람이었기에 강지원은 그를 향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강지원 씨가 뜻을 굽힐 수 없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네.” “그날처럼 다시 내 앞에 와서 무릎 꿇어 봐요.” 비서로서든 여자로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