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사내새끼 맞아?” 녀석의 눈빛이, 뭐라도 들킨 사람처럼 세차게 요동쳤다. 한진그룹의 유일한 후계자이자 최고의 문제아인 희욱에게 ‘혼자서도 사는 법’을 알려주고자 동거인으로 찾아온 정윤. 제 할아버지를 구워삶아 여기까지 온 정윤이, 희욱은 못마땅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눈에 걸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입에서 야한 말이라도 나올까 봐 급하게 입을 틀어막으며 소릴 지르던 모습, 빨갛게 익어버린 얼굴로 도리질 치던 모습, 눈가에 살짝 맺힌 눈물까지도. 스치듯 시선이 닿은, 여리디여린 하얀 목덜미도, 한 번쯤 그러쥐어보고 싶었다. “난 지금도 여자가 좋다고 생각해. 정확히는, 여자랑 하는 게 좋아. 나랑 똑같은 거 달린 사내놈, 나도 징그러워.” 이윽고 진심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정확히는 내가 이쪽 취향인 게 아니라.” “아저씨…….” “나는 그냥 너한테 끌리는 거야, 정윤.” 원하게 된 것이다, 그 녀석을.